눈을 감는다
by 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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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곁에 아이
걸음을 떼어놓았다.
하나 하나 비틀거렸지만 꿋꿋하게 혼자서.
어째서 이렇게 힘들어졌을까.
눈물이 핑 돌았지만 그 아이 앞에서는 내색할 수 없다.
그저 쓸쓸한 눈빛만 맴돌뿐.

당신이 태어나서 정말 다행이야.
말을 알아듣지도 못하는 아이에게 나는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멀뚱히 쳐다보던 아이는 이내 허연 이를 드러내며 씨익 웃었다.
그리고 자기 얼굴을 까칠한 수염에 비벼대는 것이었다.

'안타깝게도 사고의 충격으로...'
그만.
'그렇기 때문에 안타깝지만 완전히 회복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그 정도면 충분하잖아.
구두 끝이 찢겨나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병원을 나와 차에 올라서는 순간.
그래. 나는 그 순간 죽었던 것 같다.
내 삶은 차에 젖은 눈물과 말라버렸다.

좀처럼 입을 열지 않는 아이는 어느 날 내게 웅얼거렸다.
너무도 작은 소리였기에 입에 가까이 귀를 갖다대었다.
"아빠가... 하면 거를 수... 있댔어. 계속 하면... 있댔어. 혼자."
7년 전의 일을 기억했을 때 나는 진심으로 알게 되었다.
아직 아이를 위해 흘릴 눈물이 남아있다는 걸.

당신이 태어나서 다행이야.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비록 남겨두고 갔지만 그래도 당신을 만나서 다행이야.
허연 이를 드러내며 웃는다.
당신이 태어난 증거가, 내가 살아갈 의미가 남아있으니까.
태양에 비치는 아이의 모습이 시리도록 눈부신 어제 오후.
나의 인생도 이렇게 이어진다.
by 나미 | 2005/03/05 22:04 | 비우기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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