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감는다
by 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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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양 때문에 보는 신조협려 2006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길어질 예감...
적당히 줄여보자.

내가 김용 소설을 읽은 것은 약 10여년 전.
읽은 것은 고작 세 편이다.
많은 사람들이 읽었던 영웅문 1부, 2부, 3부.
차례로 사조영웅전, 신조협려, 의천도룡기.
이 중에서 신조협려를 가장 좋아한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마음에 드는 캐릭터들이 제일 많으니까.
그 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를 꼽으라면 곽양.
저 세 편을 통틀어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이다.
응, 그래서 무협 채널에서 하는 신조협려 2006 재방송을 곽양 때문에 챙겨보고 있다는 말씀.

곽양은 내 마음에 쏙 드는 캐릭터이다.
성격 좋지, 총명하지, 귀엽지, 다재다능한데다 어른스러운 면과 아이 같은 면을 동시에 지니고 있기까지 한 여성.
이런 그녀의 인생을 바꾸다 못 해 뒤엎어 버리는 존재가 있으니 주인공 양과다.

여기서 과아와 양아의 뒷배경을 잠시 이야기해볼까.
과아의 할아버지와 양아의 할아버지, 즉 곽정의 아버지는 의형제를 맺었다.
그래서 과아는 곽정과 황용 부부를 백부, 백모로 모신다.
그런데 양아의 언니인 곽부는 양과에게 이런저런 일을 저질러서 다소 원한이 서려있는 관계다.
부녀 관계인 곽부와 곽정이 양과 이야기가 나오면 며칠 동안 소원해질 정도.
간단히 말하자면 곽가와 양가는 은원이 쌓여 있는 관계.

기왕 샛길로 빠진 거 확실하게 빠져보도록 할까?
곽정과 황용, 영웅문 1부를 보신 분은 알겠지만 이 두 사람이 주인공이다.
즉, 사조영웅전의 주인공 부부가 신조협려에서 등장한다는 것.
거의 바로 이어지는 형식이다.
난 사실 황용도 좋아했었다.
톡톡 튀는데다 총명하고 능력있는 여성이었으니까.
그런데 신조협려에 들어와서는 좋아했던 마음이 미워하는 마음으로 바뀌더라.
세상에, 애 엄마가 되더니 애 귀한 줄만 알아서 애가 사고를 치는데도 수습을 못 하고 있잖아?
애 버릇 버리는 데에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는 황용을 보면서 나는 더 이상 그녀를 좋아하지 않게 되었다.
당연한 게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인 과아의 팔을 자르는 건 곽정, 황용 부부의 큰 딸 곽부거든.
곽부는 정말 사고를 엄청나게 치는데 대체 황용은 지 자식 귀한 줄만 알지 양과 대접하는 거 보면 가관이다.
정말 말도 하기 싫을 정도.
머리가 좀 둔하긴 하지만 의리있고 강직한 곽정이 백배, 천배는 나아보인다.
너무도 총명한게 탈인지 끝까지 양과 의심하는 거 보면 한숨 밖에 안 나온다.

이제 이야기를 다시 되돌려보자.
곽양은 제 언니인 곽부와 쌍둥이 동생 곽파로와 함께 부모님께 돌아가고 있었다.
추운 겨울이라 하루 쉬어가며 몸을 녹이는 중에 자신의 부모인 곽대협 부부와 신조협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양아는 이에 흥미를 느껴 신조협을 만나기 위해 무림의 인사를 따라가게 된다.
그리고 신조협을 만나 이런 저런 일을 겪게 된다.

신조협이라는 녀석이 바로 양과다.
젊은 나이에 몇 손가락 안에 드는 고수.
역시 몇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고수인 곽정과 황용에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황용이 좀 처지고, 곽정과 양과가 비슷한 수준 정도겠지, 아마.
그런데 이 과아가 무서운 건 개인적으로는 다른 것에 있다.
그것은 미녀들이 과아 주변에 모인다는 것이다.
아까도 얘기했다시피 세 작품 밖에 못 봤다고 했는데 그 중에 가장 인기있는 남자는 바로 과아다.
천생 배필 소용녀에다 정영, 육무쌍 사자매, 공손 녹악, 곽부, 곽양 자매까지...
6명, 그것도 하나같이 어느 정도 되는 미모를 겸비한 여자들이다.
무공도 거의 대부분 상위권에 속해 있는 사람들이고.
그런데 더욱 더 충격과 공포로 몰아넣은 사실은 과아는 바람둥이가 아니라는 거다.
즉, 의도하지 않았는데 여자들이 그에게 이끌리듯이 모인다는 얘기.
정말 무서운 녀석이다, 양과.

양아도 결국 예외가 되지 못 했다.
나이 차이가 제법 나는데도 불구하고 양아의 가슴에 첫 사랑의 불을 지펴버렸다.
물론 양과는 의도하지 않았지만, 그의 책임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
이래서 양아는 가슴 설레임과 함께 아픈 사랑을 해야 했다.

양과는 여난이 있는 인물이다.
많은 여인의 마음을 울린 댓가로 많은 것을 받아야 했다.
그것이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그래서 그는 얼굴과 이름을 숨기고 얼마간 신조협으로 살았는데 그래도 양아는 넘어가버렸다.
정말 이성을 유혹하는 무슨 페로몬이라도 있는 거 아닌가, 과아 -_-

처음부터 양아는 신조협에 대해 호감을 가지고 있었다.
서로의 정체를 숨기면서도 서로 좋은 감정을 지니고 있었다.
거기에 양과가 가면을 벗고 양아에게 얼굴을 보여준 것이 결정타.
그 날 이후로는 양아의 마음은 완전히 과아에게 사로잡힌 것이다.

그러나 양아는 아픈 실연을 해야했다.
이미 과아는 짝이 있었고 결혼도 한 지 오래된 사람이었다.
포기하는 수 밖에는 방법이 없지.
마지막에 자세히 나오진 않았지만 양아는 그를 생각할 때마다 눈물을 흘려야 했을 것이다.
그런 양아의 심정을 조금 알 수 있는 대목이 있다.

신조협려의 배경으로부터 상당한 세월이 지나간 후에 의천도룡기의 시대가 나타난다.
거기에 아미파라는 문파가 있는데 여성만 존재하는 문파이다.
거대한 문파 중 하나인데 그 시조가 바로 곽양이다.
일생 결혼도 하지 않고 상심하였다는 내용을 보면 양아가 과아 때문에 생이 어긋나버린 것을 알 수 있다.

앞서서 과아는 많은 여인의 가슴을 울린 죄로 많은 댓가를 받게 되었다고 했었다.
그러나 그 여인들 또한 얼마나 많은 댓가를 치뤘던가.
양아를 비롯하여 논할 사람이 한 둘이 아니다.
소용녀 역시 과아로 인해 많은 고통과 목숨을 잃을 뻔한 위기까지 있었지만 그래도 마지막엔 과아와 함께 행복하게 살게 되니 그나마 나은 편.
정영과 육무쌍은 사모하는 마음으로 인해 일생을 상심에 젖어야 했으며 공손 녹악은 아예 과아를 위해 목숨을 내던졌다.

양아 못지 않은 피해를 입은 것이 바로 그녀의 언니인 곽부인데, 그녀는 조금 독특한 축에 속한다.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지 못 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남편을 구해주고 나서 부아는 과아에게 여지껏 자신이 저지른 용서를 구한다.
자기는 항상 해를 끼쳤지만 과아는 자신에게 도움을 주고 은혜를 베풀었었다.
그러자 과아가 부아에게 말을 한다.
"부매, 우리는 남매와 같은 정을 갖고 있소. 이후로 당신이 나를 싫어하거나 원망하지 않는다면 난 그것으로 만족하겠소."
이 말에 곽부는 어떤 충격 같은 것이 스친다.
정말로 자신이 그를 싫어하거나 원망했던가?
자신이 그를 원망하고 미워했던 것이 사실은 자기가 그를 생각하고 그리워하는데 그가 조금도 염두를 두지 않았기 때문이었단 말인가?
양과도 몰랐고, 자기 스스로도 모르는 감정이 미움과 원한이 사라지자 확연히 보이기 시작했다.
남편을 구하러 갔을 때 누구를 더 걱정했는지 자기도 모르는 마음.
남편이 과아의 도움을 받아 개방 방주가 되었음에도 화를 내고 있었던 마음.
자신의 여동생에게 질투와 시기를 하고 있었던 모든 것이 바로 양과로 인한 일임을 알게 되었던 것이다.
은근히 동생과 과아를 보며 화를 내다가 그런 자신을 깨닫고 탄식을 하는 곽부.
일생동안 그녀는 원하는 것은 모두 손에 넣었지만 가장 소중한 것은 손에 넣지 못 했다.
그렇기에 그녀는 왜 자신이 난폭하고 다른 사람과 심사가 달랐는지 알지 못 했다.
여지껏 자신도 모르는 마음 때문에 자신의 마음을 통제할 수 없었다는 것을 뒤늦게야 알아차린 곽부.
그녀 역시 과아로 인해 마음에 상처를 입은 피해자였다.
성격이 괴팍하고 난폭했던 것도 그 이유가 컸던 것이다.

양아의 마음이 잘 드러난 장면은 절벽에서 과아가 소용녀를 만날 수 없는 것에 상심하여 뛰어내리는 장면에 있다.
자기도 모르게 그의 뒤를 따라간 것이다.
다행히 연못이어서 두 사람은 목숨을 건졌다.
어리석다고 과아가 말하자, 양아가 대답한다.
"오빠가 죽음이 두렵지 않다면 나도 두렵지 않아요."
이에 양과는 깊은 애정에 감동을 느낀다.

많은 재주가 있고,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었지만 결국 과아로 인해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되는 양아.
그런 그녀가 사랑에 기뻐하고 아파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 나는 내일도 시간 맞춰서 신조협려를 보고 있을 것이다.
아, 곽양 역을 맡았던 배우는 이미지가 너무 딱이어서 정말 좋았다.

사족 -  내용 훑어보고 수정할 거 있는지 찾아봐야 하는데 귀찮아서 생략 -_-
읽기 귀찮은 분이 더 많을 거야, 암(...)
by 나미 | 2006/07/05 20:57 | 채우기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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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진짜 at 2007/01/13 20:19
몰랐던것 까지 .. 이글을 읽고 아 그래서 그랬구나 라는 말이 많이 나왔어요 좋은글 올리셨네욤 저는 양과와 소용녀 곽양을 좋아 해요 .. 양아는 슬프군요 뒷내용은 몰랐었는데 ..; ㅠ.ㅠ 어찌보면 해피엔딩이 아니었을지도 모르겟네요. 제일싫어 하던 곽부도 왠지 측은 하게 느껴지네욤
Commented by 나미 at 2007/01/24 15:34
신조협려2006 보다보니 오랫만에 신조협려를 읽고 싶더라고요.
예전의 영웅문 2부지만.
그래서 그거 내용 보면서 적당히 추린 내용이랍니다.
양아 같은 경우엔 사랑과는 먼 인생을 살아야 했지만 행복은 과연 어땠을까요.
양과와 소용녀는 해피 엔딩이었겠지요.
그나마 곽부는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으니 어떻게든 수습해서 나름의 행복을 찾아갔을 거라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이순신 at 2010/01/10 07:31
신조협려 2006 편 곽양역은 양멱(楊冪 Yang Mi)이라는 중국 여배우이네요. 이후 선검기협전 2009에 출연 하였네요.
다른 얘기지만, 저는 곽양역의 배우가 참 이쁘더라구여....
천하무쌍(天下無雙 Tian Xia Wu Shuang)이라는 노래가 나오는데,
그 노래가 신조협려의 모든내용을 말해주는게 아닌가 싶네요.
둘이아닌 오직하나......사랑은....
Commented by 아... at 2011/04/27 02:02
아 글 잘쓰셨네요...
로그인 하게 만드시다니...

2006 곽양의 양멱... 정말 맘에 쏙 들었죠...
생일잔치때 혼자 달빛 아래서 하늘을 쳐다보는 장면 ...

예전생각 간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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