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감는다
by 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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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폭력 시위는 그래도 유지해야 한다
그래.
사람이니까.
이해한다.
누구든 억울하게 얻어맞으면 눈에 불을 켜게 되고 화를 내고 싶다.
그래서 미워하여 갚아주고 싶다.
이해한다.
당연하니까.

그런데 참을 수 밖에 없다.
지금 이 순간 그간 지켜왔던 신념을 깨고 폭력을 행하면 좋아할 것은 어디인가.
우선 그것만을 기다린 신문사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맞선 정부가 득의의 웃음을 띄고 있을 것이다.
그 순간 폭도, 간첩의 소행이라는 말은 당연한 게 될 것이다.
게다가 그렇게 되면 시민의 폭력보다 더 강한 폭력을 가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긴다.
시민이 폭력으로 나라를 뒤엎을 수 있는 건 현실에서는 이제 거의 불가능한 것이나 다름없다.
중세 시대에서나 가능했던 프랑스 대혁명.
그나마 우리 나라 전체가 뒤집어 일어나면 가능할 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뜻을 가진 자가 소수다.

비폭력.
아직 우리의 무기는 그것 밖에 없다.
폭력을 무기로 삼으면 적은 더 큰 폭력을 무기로 삼게 된다.
그 무기를 이길 수 있는가?
당연히 가능할 리 없지만 만약 그 무기를 이길 수 있다손치자.
그럼 이기고 난 뒤... 정부는, 그리고 대다수의 국민들은 그 승리를, 뜻을 이해해 줄 것인가?
그럴 리가 없다.
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낳고, 결국 붕괴할 가능성은 역사에도 숱하게 기록되어 있다.

정부를 강제로 무릎 꿇리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정부가 스스로 무릎 꿇어야 하는 것이 목적이다.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것에 대한 댓가가 이런 것이라는 걸 알리는 것이 목적이다.
아무리 정부가 폭력을 사용해 진압을 시도한다 해도.
그래도 비폭력.
그래도 비폭력이다.
폭력을 행사하는 시위대를 어떻게든 뜯어말리던가, 아니면 경찰 측에 체포를 호소하던가.
철저히 비폭력을 유지하며 시위할 수 밖에는 없다.
by 나미 | 2008/06/28 11:33 | 늘어놓기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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